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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멈춰버린 '檢의 시계'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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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멈춰버린 '檢의 시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단ㆍ불기소 권고가 나온 지 49일에서 하루 모자란 48일째다. 49일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저승에 머무르며 최종 심판을 받는 기간으로 여겨질 만큼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재계 안팎에서 "삼성에 고문과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6월9일 법원에서 기각된 데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수사심의위 권고까지 나오면서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검찰이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시계는 그 이후로 멈춰버렸다. 그 사이 기업들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산업이 진화하고 있다지만 전체 산업이 받고 있는 경제적 악영향 때문에 주요국들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졌다. 미ㆍ중 무역 분쟁 심화, 일본 수출 규제 등 기업을 옥죄는 요인들은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은 "기업이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큰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현장에서 만나는 삼성 임직원의 사기는 말이 아니다. 삼성이라고 하면 과거 1등 기업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이름이 됐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낫다고 볼 수 없다. 반도체 부문에서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미국의 인텔, 파운드리 강자인 대만의 TSMC 역시 삼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현재 삼성이 거둔 경영 성과는 멀게는 10년 전, 가까이는 수년 전부터 해온 투자와 연구개발(R&D) 성과의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나가려면 이러한 사이클이 이어져야 한다. 사법 리스크로 인해 삼성의 경영 시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삼성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통상 수사심의위의 권고 2주 후 수사가 종결된 점을 비춰 보면 검찰이 결단해야 할 시간은 한참 지났다. 물론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에 대해 불기소가 내려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검찰의 고심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결정이든 검찰이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는 점은 너무나 분명하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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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2, 2020 at 12:0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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