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한 가게 찾아 구매할 것처럼 행동
업주에게 짝퉁 시계 건네고 뛰쳐 나가
훔친 롤렉스 1점은 서울 금은방에 팔아
1점은 "잃어버렸다" 주장...경찰 "추궁중"

지난 9일 오전 10시18분 경남 창원시의 번화가에 있는 중앙동 한 고급시계 수리점에 남성 1명이 들어섰다. 전날 두 번이나 가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던 손님이라 업주는 금세 누군지 알아봤다.
남성은 “와이프한테 허락받았다”며 전날 봤던 명품시계 두 점을 또 다시 보여달라고 했다. 남성이 말한 시계는 스위스의 명품 브랜드 롤렉스(ROLEX)의 제품이었다. 두 점을 합하면 4000만원 정도다.
두 번이나 가게를 찾았다가 그냥 돌아간 손님이었다. 가게를 처음 방문한 지난 8일 오후 4시7분쯤 이 남성은 20분 가량 시계를 구경하다가 “다시 방문하겠다”며 영업시간을 묻고 떠났다. 약 2시간30분 뒤 영업 종료 직전 다시 가게를 들렀던 이 남성은 매장에 다른 손님과 지인들이 있자 20여분 고민하다가 나갔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설마…’ 잠깐의 의심도 잠시, 훤한 대낮에 무슨일이 있을까 싶었던 업주는 진열장에서 남성이 봤었던 시계 두 점을 꺼내 보여줬다. “보증서도 같이 보고 싶다”는 남성의 말에 보증서도 꺼냈다.
시계를 양쪽 손목에 차며 이리저리 보던 남성은 자신이 가져온 다른 롤렉스 시계를 하나를 꺼냈다. “얼마정도 할까요?”라며 시계를 업주에 건넸다. 이 남성은 전날부터 갖고 있던 중고 시계를 팔아 새 시계를 살 것 처럼 행동했었다. 업주는 남성의 시계를 받아 시세를 확인해주려 했다.
눈 깜짝할 새였다. 양 손목에 시계를 찬 남성이 갑자기 매장 밖으로 뛰쳐 나났다. 신고 온 신발이 벗겨져 나뒹굴었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다. 업주도 곧장 ‘도둑이야’를 외치며 남성을 뒤따라갔지만 금세 놓치고 말았다. 도망친 시계 도둑이 업주에게 남긴 롤렉스 시계는 짝퉁(가품)이었다.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일명 ‘롤렉스 절도범’이 붙잡혔다. 범행 발생 닷새만이었다. 명품 시계를 감았던 양 손목엔 쇠고랑이 채워졌다.
창원중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를 받는 A(34)씨를 붙잡아 최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전에 값이 나가는 명품 롤렉스 시계를 훔치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으로 창원 내 롤렉스 시계 취급점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 성공한 뒤에는 지인에게서 미리 빌린 차량을 타고 곧장 서울로 향했다. A씨는 서울 종로구 금은방 밀집거리에서 훔친 시계 한 점을 1600만원을 받고 팔았다.
A씨는 이후 부모가 거주하는 경남 창녕으로 도망쳤다. 경찰은 동선을 추적한 끝에 지난 14일 창녕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 “시계를 판 돈은 빚을 갚거나 생활비를 쓰는데 다 썼고, 나머지 시계 하나는 잃어버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계좌 등을 확인해 시계를 판 돈을 입금한 뒤, 자신의 채무를 갚는데 쓴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경찰은 시계 하나를 잃어버렸다는 A씨의 주장에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도망갈 당시 훔친 시계 보증서 하나를 떨어뜨렸다. 결국 나머지 시계 하나는 보증서가 없어 처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시계 하나의 행방에 대해 A씨를 추궁하고 있다.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며 “서울 금은방에 판 시계 1점은 회수해 원 주인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해당 금은방 주인의 경우 훔친 물건인 줄 몰랐던 것으로 확인돼 장물 취득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June 20, 2020 at 02:3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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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한테 허락받았다" 롤렉스 절도남은 계획이 있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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